

국가보훈부와 제복근무자 관련 캠페인을 새롭게 진행하게 되면서, 감사를 전한다는 큰 주제 아래 이전과 다른 저희만의 새로운 발견이 필요했습니다. 국민들을 지키는 영웅으로 불리우는 제복근무자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이미 모두가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기존의 감사 메시지는 익숙하게 들릴 수 있겠다 생각했었죠. 그러던 중 저희가 발견한 점은, 모두에게 영웅인 그들이 가족들에게 만큼은 영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긴급출동과 야간근무 등이 많은 업무 특성상 오히려 가족에게는 늘 서운한 존재가 되고는 하는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주목하였습니다. 그렇게 영웅으로서의 제복근무자가 아닌, 평범한 엄마아빠로서의 제복근무자의 이야기에 주목한, '마이히어로북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서운함을 해소하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했지만,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은 서로간의 이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왜 그때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했는지, 왜 약속을 어길 수 밖에 없었는지, 아직 어린 아이들은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영웅으로 살아가는 엄마아빠의 이야기를 온전히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렇게 저희는 엄마아빠 제복근무자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소재로 전할 방법을 고민했고, 그때 떠올린 것이 동화책입니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책 속, 영웅같은 주인공이 세상을 구하는 멋진 이야기가 우리 엄마아빠의 이야기가 된다면?
우리는 그렇게 실제 엄마아빠 제복근무자 50명의 사연을 바탕으로 50편의 동화책을 제작하였습니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캠페인이었지만, 구체화 과정에서는 감정선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실제 제복근무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더 솔직한 실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래서 50편의 동화책은 각각이 주는 교훈이 저마다 다릅니다. 각 제복근무자들이 담고 싶은 실제 사건들과 개개인이 가진 소명의식들이 담겨있다 보니, 말 그대로 50명의 다른 생각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50편의 동화책이 될 수 있었죠.
어떤 제복근무자 분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위주로, 또 어떤 분은 그럼에도 꼭 지켜야만 하는 본인의 가치관을 이야기 속에 담아주셨고, 거창한 사명감에서가 아닌 그저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사고가 발생하는 최전선의 자리에 늘 본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솔직하고 울림있는 이야기를 담아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한정하지 않고, 저마다 가진 제복근무자들의 이야기를 책과 영상으로 진솔하게 담아내는 것에 집중하였고, 그 진솔함들이 모여 50편의 '마이 히어로북'이 탄생했습니다.
영상 마지막 장면에서도 등장했지만, 소방관이 꿈이라고 말하던 소방관 자녀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주인공인 이민철님의 책 내용에는 소방일의 어려움과 그 안에서 느낀 개인적인 아픔, 그러나 마음속에 새긴 사명감이 담겨있는데요, 그래서 소방관이 꿈이었던 자녀분이 혹여 이 일의 어려움을 알고 꿈이 바뀌게 되지는 않을까 싶었다고 해요. 그런데 되려 아빠와 대화를 하며, "소방관이 더 되고 싶어졌어"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모두가 감동을 받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정말 감동적인 순간은 연출하기보다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을 때 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되었습니다.


영상 안에서 보여지는 책은 한정적이지만, 실제 50편의 동화책을 제작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공수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한분 한분께는 평생을 간직할 책이기에 어떤 분의 책도 감히 소홀히 제작할 수 없었죠. 그렇게 정성껏 만들어진 책이니만큼 되도록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YES24와는 협업 당시부터 배포 방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전 매장의 전시와 함께 방문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전자책을 배포하는 등 가능한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공공도서관에 배포하여 전시 기간이 끝나도 언제든 볼 수 있게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추가로 예스 24 사이트를 통해 제복근무자 분들을 위한 감사 메시지를 받아, 모인 메시지만큼 제복근무자 분들께 책을 기부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며 제복근무자 분들께 감사를 전하였습니다.


정말 많은 제복근무자 분들이 캠페인 이후 연락을 주셨습니다. 책을 읽고 엉엉 울었다는 자녀분의 이야기와 "엄마 책에 싸인 해줘"라며 좋아했다던 자녀 분의 이야기. 자녀를 넘어 제복근무자의 부모님께서도 읽어보고 먹먹해 하셨다는 이야기. 아이가 학교에 책을 들고 가서 자랑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책을 기증하고 싶으시다는 이야기. 우리 가족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 곧 태어날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을 때까지 한권은 깨끗하게 보관하고 계실 거라는 이야기. 한분 한분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는 것을 넘어, 그것을 뛰어넘는 벅찬 보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캠페인을 만들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캠페인을 만드는 지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되려 캠페인의 수혜자들이 자칫 하나의 '주제'로 여겨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제복근무자와 그의 가족 분들을 위한 캠페인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계속 상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캠페인 런칭 이후 받은 제복근무자 분들의 연락이 이런 저희의 뜻이 온전히 전해진 것 같아 가장 뿌듯한 결과라 생각됩니다.
캠페인 기획 단계부터 한 팀으로 분주히 뛰어주시고 많은 부분을 믿고 맡겨주신 국가보훈부 분들과,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 함께해 주신 예스24,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한 사연과 이야기로 참여해 주시고 늘 격려해 주신 제복근무자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캠페인 영상에 누군가 적어주신 감동적인 댓글이 있어, 그 이야기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모두의 영웅이 되느라 아이들의 영웅이 될 수 없었던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헌사"